다비트 라일란트의 국립심포니 새해 8번 무대...18~21세기 폭넓은 사운드 선사

금녀의 벽 깨뜨린 ‘지휘 여풍’ 옥사나 리니우 첫 내한
알브레히트 마이어·고티에 카퓌송 등 협연도 기대

박정옥 기자 승인 2022.12.07 14:38 | 최종 수정 2022.12.07 14:39 의견 0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이 이끌고 있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새해 8번의 무대로 ‘국심다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이 이끌고 있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19세기부터 21세기에 이르는 폭넓은 사운드 스펙트럼으로 내년 시즌을 채운다. 고전을 대표하는 베토벤 음악은 물론이고 한스 짐머·존 윌리엄스와 함께 할리우드 3대 음악 거장으로 손꼽히는 대니 엘프만의 신곡 등 다채로운 구성으로 한국 클래식 관객의 감상 지평을 넓힌다.

지휘계 여풍을 주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출신 옥사나 리니우(44)와 유럽에서 활약하는 토마시 네토필(47)이 처음 내한해 국립심포니 포디움에 선다. 또한 알브레히트 마이어(오보에), 고티에 카퓌송(첼로) 등 이 시대 비르투오소와의 협연도 기대된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대중적 레퍼토리부터 실연으로 듣기 힘든 희귀 레퍼토리까지 포함하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진 2023 시즌 공연 라인업을 7일 공개했다. 국립심포니만의 독특한 컬러를 담은 모두 8번의 무대를 준비한다.

● 음악으로 풀어낸 세 가지 색깔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심포니 7대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는 팬데믹과의 전쟁으로 대전환의 시대를 살아내는 인류에게 적개감과 분노를 넘어서는 순수한 사랑의 가치를 조명하고자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에 주목한다.

장르 불문 수많은 예술가들의 창작욕을 자극한 이 희곡을 베를리오즈(11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프로코피예프(1월 1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차이콥스키(5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 세 버전으로 만난다.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과 함께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을 선도한 세 작곡가의 음악적 개성을 비교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 대중부터 마니아의 취향까지 고루 고려한 선곡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이 이끌고 있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새해 8번의 무대로 ‘국심다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사진은 국립심포니와 새해 공연을 함께하는 지휘자와 연주자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대중부터 마니아의 취향까지 아우른 프로그래밍이 눈에 띈다. 2021년 한국인이 사랑하는 클래식 음악 10위에 오른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2월 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팝 가수 에릭 카멘의 히트곡 ‘Never gonna fall in love again(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으리)’에 차용된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9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영화 ‘암살’의 배경음악으로 쓰인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7월 11일 롯데콘서트홀)을 연주한다.

영화 ‘버드맨’에 수록된 뤼케르트의 시에 선율을 붙인 말러의 가곡(4월 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세계 3대 바이올린 협주곡이자 브람스 탄생 19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2월 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 대중적인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또한 2023년 국립심포니와 함께 듣고 싶은 곡 1위로 선정된 브람스 교향곡 4번(4월 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포진시켜 관객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선다.

좀처럼 실연으로 만나기 힘들었던 곡들도 눈길을 끈다. 드보르자크 교향곡 6번(7월 11일 롯데콘서트홀), 엘가 오보에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독백(10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하차투리안 바이올린 협주곡(9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 음원으로 만났던 곡을 직접 관람하는 기회로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또한 오페라와 발레를 아우르는 ‘극장오케스트라 국립심포니’의 정체성을 오롯이 느낄수 있는 시즌 오프닝 콘서트(1월 1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도 기대된다. 메조소프라노 김정미·바리톤 고성현이 함께하는 비제 오페라 ‘카르멘’ 모음곡, 윤별 발레 컴퍼니와 함께 하는 프로코피예프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심포니의 확장성을 목도하게 될 소리꾼 고영열의 판소리 무대가 펼쳐진다.

● 대니 엘프만의 첼로 협주곡 한국 초연...전예은 ‘튜닝 서곡’ 세계 초연

초연이란 특별한 순간도 빼놓을 수 없다. ‘배트맨’(1989) ‘가위손’(1990)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등 영화감독 팀 버튼과 오랜 호흡을 맞춘 대니 엘프만의 첼로 협주곡이 고티에 카퓌송의 손끝에서 한국 초연(5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된다.

2022-2023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상주작곡가로 활약하는 전예은의 두 번째 위촉곡인 ‘튜닝 서곡’도 관객과의 첫 만남(4월 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앞두고 있다.

● 알브레히트 마이어·고티에 카퓌송 등 거장들의 대향연

두 번의 무대를 채울 객원 지휘자 면면도 화려하다. 지휘계 여풍을 불러일으킨 우크라이나 출신 옥사나 리니우(44)와 유럽에서 활약하는 토마시 네토필(47)이 첫 내한한다.

옥사나 리니우는 145년의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259년의 이탈리아 시립 오페라 극장의 금녀의 벽을 깬 주인공이다. 이 시대 가장 주목받는 여성 지휘자이자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음악가로 라흐마니노프와 하차투리안 등 그만의 시그니처 레퍼토리로 관객을 맞는다.(9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토마시 네토필은 세계적인 거장 요르마 파눌라 사단이자 체코 출신 지휘자로 드보르자크와 스메타나 등 그만의 보헤미안 색채미가 어떤 설득력을 가질지가 관전 포인트다.(7월 11일 롯데콘서트홀)

바이올린, 첼로, 오보에, 피아노 등 세계적 위상의 협연자들의 무대가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현존하는 최고의 오보이스트이자 지휘자로 활약하는 알브레히트 마이어가 엘가와 슈트라우스로 10년 만에 국립심포니와 조우한다.(10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013년 국립심포니의 포디움에 올랐던 그가 협연자로 서는 무대라 더욱 흥미롭다.

이밖에 세계적인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5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001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바이바 스크리데(2월 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00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세르게이 하차투리안(9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한국을 대표하는 바리톤 양준모(4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쇼팽 해석으로 정평이 난 피아니스트 윤홍천(7월 11일 롯데콘서트홀)까지 다채로운 음색 팔레트가 관객을 기다린다.

최정숙 국립심포니 대표이사는 “이번 시즌은 연결과 소통, 다양성,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으로 점철되는 라일란트의 음악을 오롯이 담았다”라며 “‘국심다움’을 벼리는 해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서 다채로운 음악의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패키지 티켓은 모든 공연을 묶은 올(All) 패키지와 ‘로미오와 줄리엣’을 주제로 한 러브(Love) 패키지로 구성됐으며 각 공연을 상징하는 시크릿 굿즈가 증정된다. 12월 21일부터 패키지 예매가 가능하며 개별 티켓 판매는 12월 26일부터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심포니와 인터파크 홈페이지, 전화로 확인할 수 있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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