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버른과 푸러 선택한 양인모...“동시대 작품 연주는 젊은 아티스트의 역할”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후 첫 한국 리사이틀
오랜시간 음악적 소통 절친 피아니스트 김다솔과 무대

김일환 기자 승인 2023.02.14 10:00 의견 0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한 양인모(사진)가 절친 피아니스트 김다솔과 오는 4월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크레디아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양인모의 이름이 세계무대에 알려진 것은 2015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때다.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 2006년 이후 두 번의 대회가 개최되는 동안 그 어떤 참가자에게도 1위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는데, 양인모가 9년 만에 우승 타이틀을 꿰차며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7년 만에 다시 콩쿠르에 나섰다. 2022년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다. 이 경연에서도 한국인으로 첫 우승했다. “다시 도전해보니 함께 준비한 모든 참가자들이 주인공인인 것 같다. 참가자들 사이의 견제는 없었고 오히려 서로를 통해 배우는 시간이 됐다. 콩쿠르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 됐다.” 챔프에 오른 뒤 훌쩍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며 빠르게 커리어를 성장시키고 있다.

세계를 사로잡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지난해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 이후 처음으로 오는 4월 한국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안톤 베버른, 베아트 푸러, 요하네스 브람스 그리고 루트비히 판 베토벤 등 모든 시대를 아우르는 음악가들의 작품을 연주한다.

양인모는 2021년 도이치 그라모폰(DG) 레이블로 발매한 앨범 ‘현의 유전학’에서 끝없는 지적 호기심을 보여줬다. 이런 모습이 많은 음악팬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이를 기념한 공연 역시 매진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한국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거장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한 양인모가 절친 피아니스트 김다솔(사진)과 오는 4월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크레디아 제공


이번 독주회는 양인모의 절친한 동료이자 베를린에서 오랜 시간 음악적 소통을 이어 온 피아니스트 김다솔이 함께 한다. 이들은 이미 베를린에서 선보인 듀오 리사이틀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뽐냈으며, 특유의 섬세함과 빼어난 표현력으로 유럽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김다솔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스위스와 한국 등지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만 16세의 나이로 일본 나고야 국제 음악 콩쿠르 우승, 2021년 빈 베토벤 국제 피아노 콩쿠르 공동 2위를 거머쥐며 차세대 피아니스트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양인모와 김다솔의 진지하고 학구적인 클래식에 대한 고찰은 이번 리사이틀 프로그램에서도 엿볼 수 있다. 베버른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4개의 작품’, 푸러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가곡’,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1번 비의 노래’, 베토벤 ‘바이올린 소타나 7번’을 들려준다. 모든 시대를 아우르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하는 이번 공연은, 평소 같은 시대 음악가들의 작품들을 연주하는 것이 젊은 아티스트들의 역할 중 하나라고 언급했던 양인모의 생각을 그대로 담았다. 베버른과 푸러의 곡을 넣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꾸준히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제시해 온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피아니스트 김다솔. 이들의 검증된 만남이 무대에서 어떻게 빛을 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양인모 & 김다솔 듀오 리사이틀’은 오는 4월 7일(금)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티켓은 2월 16일(목)일과 17일(금) 오픈된다.

/kim67@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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